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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제]<어떻게 생각하십니까?>방음벽에 갇힌"스마트하이웨이"
작성자최고관리자 등록일17-08-14 16:24 조회수400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방음벽에 갇힌 '스마트하이웨이'


기사입력 2017-08-14 06:00:11. 


서울~세종 고속도로 '안성~세종' 구간 50.22㎞ 중 38㎞(양방향)에 방음벽 설치예정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도로 양쪽에 소음 차단용 구조물이 즐비한 ‘역대급’ 방음벽 도로(?)가 될 전망이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무장한 스마트하이웨이라는 요란한 홍보와 달리 실제 소음대책은 새 패러다임을 따라가지 못한 채 옛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서울∼세종 고속도로 1단계인 안성∼성남 구간의 방음벽 설치 예정지는 모두 70여곳에 달한다. 전체 연장 50.2㎞ 코스 가운데 방음벽 구간만 38㎞(양방향)에 이른다. 일방향으로 단순 계산해도 도로의 약 40%가 방음벽에 둘러싸이게 된다.


현재 도로교통소음의 환경목표 기준치는 주거시설의 경우 주간 65㏈(A), 야간 55㏈(A) 이하이다. 이 외에도 상업ㆍ공업, 사육, 교육시설별로 55∼70㏈의 기준치를 충족해야 한다. 도심 통과구간이 상대적으로 많은 안성∼성남 계획노선 주변 500m에는 주택, 축사 등 100여개의 정온시설이 분포해 있다. 도로공사는 이 곳에 70여개의 방음벽을 설치해 소음을 기준치 아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방음벽 설치계획을 보면 길이가 1㎞가 넘거나 아파트 10층 높이인 26∼27m짜리 방음벽도 있다. 용인 학일리와 안성 적가리 인근에는 각각 1380m, 1300m 길이의 방음벽이 들어설 예정이다. 광주 고산리 아파트 예정지 앞에는 높이 26m, 길이 120m의 거대 방음벽이 세워진다.


이는 방음벽 대신 다양한 기술을 동원해 도로변 소음문제를 해결하려는 최신 흐름과 반대다.


방음벽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운전자들의 시야를 방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음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방음벽이나 방음터널을 무분별하게 설치하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흉물로 변해 또다른 민원의 대상이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불투명 방음벽으로 인한 조망권 침해 시비도 잦다. 아파트 주민들의 조망권을 고려해 투명 방음벽을 설치한 경우엔 조류가 방음벽에 부딪혀 죽는 사고가 생겨 환경단체가 반발하기도 한다. 값비싼 설치비용과 함께 유지관리 및 철거비용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일반적인 방음대책은 방음언덕, 방음수림대(숲), 방음벽 등이 있다. 하지만 방음언덕과 방음숲은 부지확보가 어렵고 부지면적도 너무 많이 차지하는 등 현실적으로 안성∼성남 노선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게 도로공사의 설명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기초로 계획 도로 주변의 소음ㆍ진동 예측결과에 따라 소음대책을 세우다보니 다른 도로에 비해 방음벽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안성∼성남 구간은 방음벽 외에도 터널 14곳(16.38㎞), 교량 68곳(12.5㎞) 등 전체 노선길이의 96%에 구조물이 설치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첨단 소음저감기술을 외면하고 단순 구조물로 해결하려는 도로사업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일부 발주처들은 이미 방음벽ㆍ방음터널과 같은 대규모 방음시설 대신 도로 자체의 성능을 개선하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기 시작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업지구 내부도로와 지역 간 간선도로의 방음계획을 짤 때 방음벽 설치를 제외하거나 규모를 최소화하고 있다. 신규 외에 기존 사업지에 대해서도 시범지구를 지정해 방음시설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대신 복층저소음포장과 같은 첨단도로 기법을 통해 도시경관 개선과 함께 공사비 절감효과를 노리고 있다.


LH 관계자는 “방음벽은 도시미관을 해치고 공사비 상승을 부추기는 등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소음저감 효과가 큰 복층저소음포장을 통해 쾌적하고 친환경적인 스마트도시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소음 차단은 최대화하되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는 구조물이나 방음숲, 도로 자체의 성능개선과 같은 종합적인 방음대책을 설계단계에서부터 신중히 검토해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서울(구리시)과 성남∼안성∼세종을 잇는 연장 131.6㎞(6차로)의 간선도로망이다. 구리~성남 구간(21.9㎞)은 지난해 12월 착공했으며, 성남~안성 구간(50.2㎞)은 이달 중 설계를 마친 뒤 연말께 착공할 계획이다. 안성~세종 구간(59.5㎞)은 민자제안을 반려하고, 사업시행자를 도로공사로 변경한 후 연말 기본ㆍ실시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2019년 착공, 2024년 개통 목표이며 총사업비는 7조5500억원이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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