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닉스, 복층 기술 개발 성공
일반도로 비해 10㏈이상 낮춰
김병채 대표 "방음벽보다 저렴"
"도시 미관을 해치는 방음벽과 방음터널 대신 도로 포장만으로도 소음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간선도로 주변 지역에 주택단지를 개발해 공급하는 경우가 늘면서 도로 소음 피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도로 소음으로 인한 수면장애와 심리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민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도로 소음을 막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음벽은 도시 미관을 해치고 고층에서는 소음 저감 효과가 거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최근 아파트 5층 높이의 방음벽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도로 소음을 획기적으로 낮춘 저소음 도로 포장 공법이 개발돼 주목을 끈다.
한국소음진동공학회는 저소음 도로 포장 전문기업 포이닉스(대표 김병채·사진)의 `RSBS 복층 저소음 배수성 포장` 기술이 도로 교통 소음을 일반 도로보다 평균 10㏈ 이상 저감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포이닉스가 개발한 복층 저소음 포장 기술은 상부에 8㎜의 작은 골재, 하부에 13㎜의 큰 골재를 포설해 복층 구조를 만드는 기술이다. 일반 아스팔트 도로 포장에 비해 높은 공극률(내부 입자 사이의 빈 공간 비율)로 소음을 잡아준다.
한국도로공사의 의뢰를 받은 한국소음진동공학회 이재응 중앙대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8월과 10월 복층 저소음 포장 포설 직전과 직후 두 시점의 도로 소음을 측정했다. 측정 장소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송파나들목 개량공사 구간 내 본선 상·하행선 700m 지점으로, 각 도로변 2곳과 수음원(민원 발생 지점 또는 실제 거주지) 3곳을 선정했다. 측정 결과 소음도가 높고 정상주행조건(시속 80㎞ 이상)을 만족하는 분석 시간대(밤 10~11시, 새벽 5시 30분~6시 30분)에 복층 저소음 포장 도로가 기존 도로보다 소음을 평균 10.4㏈ 저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공공연구기관 등이 개발한 단층 저소음 포장의 소음 저감 효과(3㏈)보다 3배 이상 개선된 결과다.
김병채 포이닉스 대표는 "서로 다른 크기의 골재를 복층으로 사용하면 소음이 도로에 투과돼 밖으로 퍼지는 대신 복층 골재 사이의 틈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도로 소음을 제거하는 데 유리하다"며 "차량 100대가 동시 주행할 때 발생하는 소음을 8분의 1 수준으로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도로 소음을 10㏈ 낮추기 위해 필요한 일반 포장과 방음벽 설치비, 유지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포이닉스의 복층 저소음 포장 기술이 훨씬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포이닉스는 앞서 환경부로부터 2012년 신기술인증과 2015년 기술검증을 받아 저소음 포장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에 도로공사의 검증까지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 전국 고속도로 공사 등에 본격 적용될 전망이다. 한국소음진동공학회에서 연구책임을 맡은 이재응 교수는 "이 기술이 도로 시공에 본격 적용되면 방음벽 높이를 낮춰 도시 미관을 개선하고 소음으로 인한 주민 민원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복층 저소음 포장 공법은 빗길 교통사고 예방과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있다. 김 대표는 "골재 틈을 따라 배수가 원활하게 이뤄져 비로 인한 도로 위 수막 현상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며 "도로변에 스프링클러만 설치하면 물빠짐이 좋아 미세먼지를 대폭 줄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수원 = 양연호 기자]